【에이블뉴스 장지용 칼럼니스트】매우 참담한 사실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2030 남성층의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이 처참하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주간지 시사IN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초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장애인 의무고용에 대한 찬성 비율이 2030 남성층에게서만 찬성률 50%를 넘기지 못했고, 특히 30대 남성층에서는 찬반 비율이 모두 똑같이 47%로 집계된 사실이 공개되었다.

다른 연령층과 여성 등의 조사 결과에서는 찬성 비율이 가장 낮은 비율도 절반을 넘긴 수준인 61%였다는 점(40대 남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2030 남성층의 장애인 고용 인식 태도는 그야말로 위험한 수준에 이른 지점도 있다.

2030 남성층의 장애인 고용 인식 수준이 이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이 상황은 장기적으로 장애인 고용의 위기 지수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사회 주요 세대로 진입할 경우, 결국 되돌아오는 것은 장애인 고용 정책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2030 남성층은 일자리 경쟁 서사에서 여성에 이어 장애인까지 경쟁상대로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 보니, 잠재적 경쟁자로서의 장애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장애인 채용의 현장을 살펴본다면, 사실 2030 남성층의 장애인 의무고용에 대한 불안은 현실이 아니라는 점을 살짝 엿볼 수 있다.

먼저 2030 장애 남성층의 주요 장애 유형은 압도적으로 발달장애 비중이 높다는 점이 첫 번째 예상과 다른 부분이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2030 비장애 남성층과 경쟁할 일은 거의 없다. ‘성과를 내는 일자리’에서 2030 비장애 남성층이 2030 장애 남성층과 경쟁할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2030 장애 남성, 특히 발달장애 남성이 그런 일자리에 진입하면 뉴스거리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실제 고용되는 장애인 채용 직무를 알기 위해서 당장 워크투게더 간편 우리지사 채용정보를 들여다보라. 실제 장애인 고용이 제일 많이 이뤄지는 직무는 엉뚱하게도 ‘미화직’이라는 점이다. 2030 비장애 남성층에 미화직을 맡긴 순간, 그들은 오히려 사직서로 응답할 것이 뻔한 것이 현실이다.

그다음이 기껏해야 생산직이나 바리스타 정도인데, 바리스타 정도를 빼면 2030 장애 남성이 비장애 남성층과 경쟁할 일은 거의 없다. 생산직의 경우, 2030 비장애 남성층이 고용되는 분야는 고급 숙련 분야에 가깝고 2030 장애 남성층이 생산직에 가면 기계 작업보다는 수작업 위주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즉, 2030 비장애 남성들의 상상과 달리 실제로 또래 장애인과 일자리 경쟁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채용 방식도 사실상 2030 비장애 남성층이 신봉하는 이론이다시피 한 ‘파이 이론’에서도 영향이 거의 없다. 파이를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 작은 파이를 따로 만들고 그 작은 파이를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대기업이나 공공분야의 장애인 채용의 실상이기 때문이다. 즉, 장애인 채용은 비장애인 채용과 어떠한 연관이 없으며 법적 의무 규정 등을 빼고 생각해도 이미 ‘리그가 다른’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심지어 공공분야의 경우,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을 위해서 공공분야 정원 초과를 감수하더라도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수 관리를 위한 장애인 추가 채용은 합법이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 방침이라는 점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이미 2030 비장애 남성층의 장애인 고용에 대한 두려움은 사실상 ‘막연한 두려움’에 가까운 부분도 있다. 물론 신체장애 2030 남성층과의 경쟁을 전제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는 이미 ‘리그가 다르게’ 고용된 일이 많기 때문에 실제 경쟁할 일은 거의 없는 셈이다. 오히려 장애를 이유로 면접에서 거부당한 이야기가 더 많을 지경이다.

그렇지만 장애계는 조금 더 반성해야 할 지점도 있다. 예산 등을 들먹인 투쟁을 했다가 결국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커진 상황이다. 즉, 정작 장애인을 직장 동료로 환영하지 않겠다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하는 현실을 이제는 장애계가 심각하게 여겨야 하는 상황이다.

같은 조사에서 결국 모순된 지점이 발견되는 부분도 있다. ‘정부가 국민의 복지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와 ‘개인이 자신의 생계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두 문장에 대한 조사 결과, 전체 평균 결과은 65%가 정부 책임, 35%가 개인 책임이었다. 그런데 20대 남성은 개인 책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절반을 넘긴 54%였고, 같은 세대인 20대 여성은 73%가 정부 책임이라고 답했다. 30대 남성의 경우 정부 책임이 54%로 과반이었으나 개인 책임이란 응답도 46%로 집계되었다.

이 점은 결과적으로 모순된 지점이 되는 부분이다. 장애인의 삶을 보장해야 하는데 개인 책임이라 하면서 정작 개인 책임의 가장 근본적 해결책인 장애인 고용에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가난은 너 책임이다’라고 말하면서, 그렇다고 ‘일해서 벌어먹지는 말라’는 엉뚱한 모순에 빠진 사실이 이렇게 증명되었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태도를 감정온도 방식으로 측정한 결과도 있었다. 여기서 감정온도 방식은 0도는 냉랭한 태도, 100도는 완전히 환영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장애인에 대한 평가를 감정온도로 평가할 경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청년층 중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자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자가 각각 41도와 43도로, 이재명 현 대통령에게 투표한 자의 55도와는 차이가 있었던 점도 특이한 지점이다. 즉, 청년층이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결국 장애인 인식 수준은 잘 해도 절반 정도는 우호적이지 않다는 의미라는 점이다.

그들이 원하는 장애인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지는 시사IN은 조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런 두 가지 징표를 보면서 장애인 고용의 위기와 그들의 장애인 인식이 걱정되는 지점이 있다. 그렇게 2030 비장애 남성층에는 거의 ‘절대적인 교리’라 할 수 있는 무한경쟁을 뚫고 장애인이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이 얼마큼 되는지를 계산하라면 사실상 ‘경쟁 불가’인 것이 현실로 드러나고, 결국 장애인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이제 사회학적으로 연구할 시점도 되었다.

설마 “국가가 주는 수급비를 감사히 받으면서 자기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며 매일 같이 ‘우리는 행복해요’라고 응답받는 장애인”을 상상한다면, 그런 것은 실제 장애계에는 전혀 없다는 사실을 장애계는 증명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

그래도 결국 필요한 것은 2030 남성층을 중심으로 한 장애인 고용 인식 개선도 중요할 지점이 되었지만, 다양성 가치가 아니라 결국은 현실적인 ‘팩트 폭력’으로 답해줘야 할 것이다. 이들에게 다양성 가치로 설명하기엔 차별금지법 찬성 비율도 낮다는 점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장애인 고용은 너를 해치지 않고, 실제로는 너희들이 하기 싫은 것을 더 많이 해준다는 것을. 물론 장애인들도 ‘성과 내는 자리’에 가고 싶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모험으로, 실제로 그런 자리에 있는 장애인들은 당신만큼이나 능력 충분할 수 있다는 점을. 너희들이라면 실제 장애인들이 고용되는 직무에서 실제 장애인들이 받는 연봉대로 살아볼 수 있겠냐고.

물론 장애계는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부분도 있겠지만, 장애인에 대한, 특히 장애인 고용에 대한 실질적인 인식 개선이 더 시급한 지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애인 고용이 후퇴한 순간, 비장애인들에게는 실질적인 위기가 다가올 것을 알려야 한다. 당신들이 내야 할 세금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당신들이 낼 세금을 줄여주는 방법이 장애인 고용임을. 이제 다양성 논리가 아니더라도 장애인 고용을 현실주의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근거는 충분히 있다. 이제 잘 사용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그것을 근거로 설명할 시대는 충분히 열렸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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